화낙, 매출 8578억엔 사상 최대… 로봇 15% 늘고 4분기 중국 수주 55% 급증
일본 화낙이 4월 24일 2026년 3월 결산 매출이 전년보다 7.6% 늘어난 8578억엔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15.7% 증가한 1838억엔이었고 로봇 부문이 매출의 44.1%를 차지했다. 4분기 수주는 중국이 55.2% 늘면서 19.2% 증가한 2520억엔에 달했고, 회사는 올해도 최대 실적을 전망하며 최대 500억엔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의했다.

세계 최대 산업용 로봇 업체 가운데 하나인 일본 화낙(FANUC)이 사상 최대 매출을 냈다. 화낙은 4월 24일 공시한 결산 자료에서 2026년 3월 끝난 회계연도 매출이 전년 대비 7.6% 증가한 8578억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존 최고치인 2022회계연도의 8520억엔을 넘어선 것이다. 공작기계 부문 부진을 미주, 유럽, 중국의 로봇 수요가 메웠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영업이익은 15.7% 늘어난 1838억엔, 영업이익률은 1.5%포인트 오른 21.4%였다. 경상이익은 15.6% 증가한 2275억엔, 모회사 귀속 순이익은 12.9% 늘어난 1665억엔으로 집계됐다. 주당순이익은 178.47엔으로 전년 157.31엔에서 올랐다. 적용 환율은 달러당 150.77엔, 유로당 174.79엔이었다. 배당성향 60%를 유지해 연간 배당은 주당 107.09엔으로 정했다.
실적을 끌어올린 것은 로봇이다. 로봇 부문 매출은 14.9% 증가한 3786억엔으로 전사 매출의 44.1%를 차지했다. 1년 전 41.3%에서 비중이 커졌다. CNC와 서보모터를 묶은 FA 부문은 7.0% 늘어난 2085억엔, 서비스 부문은 4.4% 증가한 1411억엔이었다. 반면 머시닝센터 로보드릴과 사출성형기 로보샷 등이 속한 로보머신 부문은 5.8% 줄어든 1296억엔에 그쳤다.
1~3월 4분기 실적이 특히 좋았다.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0.6% 늘어난 2345억엔, 영업이익은 561억엔으로 이익률이 23.9%에 달했다. 분기 로봇 매출은 25.5% 증가한 1094억엔이었다. 지역별로는 미주 로봇 매출이 34.8% 늘어난 480억엔, 중국이 34.6% 증가한 268억엔, 유럽이 45.1% 늘어난 228억엔이었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의 로봇 매출은 49.3% 감소했다.
수주 지표는 새 회계연도의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4분기 수주액은 2520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2%, 직전 분기 대비 14.5% 늘었다. 중국 수주가 55.2% 급증한 790억엔으로 전체의 31.3%를 차지했다. 일본은 29.6% 늘어난 343억엔, 유럽은 19.4% 증가한 375억엔이었고 미주는 0.9% 늘어난 612억엔으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부문별로는 FA 수주가 40.2% 급증한 711억엔, 로봇 수주가 10.6% 늘어난 1006억엔이었다.
화낙은 설명회 질의응답 요지에서 중국 수요를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휴머노이드 로봇 부품, 의료기기, 신에너지차가 이끌고 있으며 일부 고객이 납기 확보를 위해 CNC 발주를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로봇 수요가 전기차를 넘어 하이브리드차와 내연기관차 라인으로 넓어지고 있고 데이터센터 관련 문의도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2027년 3월 결산 전망치는 매출 9096억엔으로 6.0% 늘려 다시 최대치를 경신하겠다는 계획이다. 영업이익은 15.5% 증가한 2122억엔, 이익률은 23.3%, 순이익은 11.0% 늘어난 1849억엔을 제시했다. 환율은 달러당 150엔, 유로당 170엔을 전제로 했다. 회사는 현행 미국 관세가 유지된다는 가정을 전망에 반영했고 중동 정세의 영향은 현재로선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주주환원도 늘렸다. 화낙은 2026년 5월 1일부터 2027년 4월 30일까지 최대 1000만주, 500억엔 한도의 자사주 매입을 결의했다. 지난 회계연도 자사주 취득액은 5억5300만엔에 그쳤는데, 회사는 주가가 올라 직전 500억엔 한도를 대부분 쓰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최대 로봇 시장인 미국 투자도 확대한다. 미국 법인 화낙아메리카는 9000만달러(약 143억엔)를 들여 미시간주에 부지를 확보하고 84만 제곱피트 규모의 신규 시설을 짓는다. 완공 목표는 2027년 말이며 피지컬 AI, 가상 시운전, 디지털트윈 수요에 대응하는 것이 목적이다. 화낙은 이로써 2019년 이후 미국 투자액이 약 3억달러, 고용 인원이 700명을 넘게 된다고 밝혔다.
한국 시장과의 접점도 드러났다. 화낙은 4월 13~17일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생산제조기술전(SIMTOS 2026)에서 오픈 플랫폼 기반 피지컬 AI와 40kg 팔레타이징용 협동로봇 CRX를 선보였고, 한 조선사로부터 휴대형 협동 용접로봇 CRX-3iA에 대한 구체적인 상담을 받았다고 결산 자료에 적었다. 조선과 자동차 용접 자동화 수요가 큰 한국에서 두산로보틱스,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국내 협동로봇 업체와의 경쟁이 한층 직접적으로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일본 경쟁사들의 성장세는 이보다 약했다. 2월 결산인 야스카와전기는 4월 10일 로봇 부문 매출이 4.0% 증가한 2470억엔, 부문 영업이익은 14.0% 감소한 204억엔이라고 발표했다. 가와사키중공업은 5월 12일 정밀기계 및 로봇 부문 내 로봇 매출이 929억엔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아래 표는 각사 공시를 기준으로 비교한 것이다.
- 화낙
- 2026년 3월
- 857.8
- 378.6
- 14.9
- 21.4
- 909.6
- 야스카와전기
- 2026년 2월
- 542.1
- 247
- 4
- 8.7
- 580
- 가와사키중공업
- 2026년 3월
- 2311.2
- 92.9
- -1.8
- 6.3
- 2560
각사 공시 기준. 화낙은 로봇 부문, 야스카와는 로보틱스 부문, 가와사키는 정밀기계 및 로봇 부문 중 로봇 매출. 가와사키 이익률은 사업이익/매출. 증감률 = 당기를 전기로 나눈 뒤 1을 뺀 값.
2026년 10월 1일 기준
위험 요인도 분명하다. 중국은 연간 매출의 26.6%, 4분기 수주의 31.3%를 차지했고 회사 스스로 일부가 선행 발주라고 인정했다. 중국 외 아시아 로봇 매출은 4분기에 절반 가까이 줄었고 로보머신 부문은 전년 수준을 밑돌았다. 화낙은 피지컬 AI 로봇을 별도로 집계하지 않는다고 밝혀, AI 제품이 성장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는 아직 확인할 수 없다.
ROBOTNESS 분석
화낙의 사상 최대 실적은 미주, 유럽, 중국에서 로봇 업황이 회복 국면에 들어섰음을 확인해 주지만, 새 회계연도 계획은 물량보다 이익률 개선에 기대고 있어 중국 선행 수요가 꺾이면 흔들릴 수 있다.
근거는 가이던스에 있다. 매출은 6.0% 증가를 전망하면서 영업이익은 15.5% 증가를 제시해 이익률을 23.3%로 1.9%포인트 더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4분기 이익률이 23.9%였다. 최근 수주 증가분의 상당 부분은 중국에서 나왔고 회사 스스로 앞당긴 발주가 있다고 밝혔다.
가장 강한 반론은 회복의 폭이다. 4분기 일본 수주는 29.6%, 유럽은 19.4% 늘었고 전사 로봇 수주도 10.6% 증가했다. 일시적 수요 급증을 예상하는 회사라면 미국에 9000만달러를 들여 생산능력을 늘리지는 않을 것이다.
강세 시나리오: 분기 로봇 수주 1000억엔이 새 기준선이 되고 미국과 유럽 자동차 투자가 전기차 이외로 넓어진다. 오픈 피지컬 AI 플랫폼이 가격 결정력을 높여 영업이익률이 24%에 근접하고 자사주 매입 한도도 소진된다.
약세 시나리오: 선행 발주가 끝나면서 중국 수주가 정상화되고 중국 외 아시아 부진이 이어진다. 관세가 미국 마진을 압박해 매출 증가율이 6%에 못 미치고 이익률 목표도 후퇴한다.
- 2026년 7월 31일: 1분기 실적 발표. 중국 수주가 700억엔 이상을 유지하는지가 관건이다.
- 2026년 6월부터 매월: 자사주 매입 진행 공시. 500억엔 한도 소진 속도를 확인할 수 있다.
- 2027년 말: 미시간 신규 시설 완공. 미국 현지 로봇 생산 확대의 이정표가 된다.
- 2025년 4월~2026년 3월
- 8578억엔(+7.6%), 사상 최대
- 1838억엔(+15.7%), 이익률 21.4%
- 1665억엔(+12.9%)
- 3786억엔(+14.9%), 비중 44.1%
- 2520억엔(전년 동기 대비 +19.2%)
- 790억엔(+55.2%)
- 매출 9096억엔, 영업이익 2122억엔
- 최대 1000만주 또는 500억엔(2026년 5월~2027년 4월)
- 미시간 신규 시설 9000만달러, 2027년 말 완공
왜 중요한가
화낙은 공작기계에 들어가는 제어장치와 그 기계를 다루는 로봇을 함께 팔기 때문에 제조업 설비투자의 선행지표로 통한다. 로봇 매출 14.9% 증가, 4분기 수주 19.2% 증가는 2023년 이후 이어진 산업용 로봇 재고조정이 미주, 유럽, 중국에서 끝났다는 가장 분명한 신호다.
한국 입장에서는 조선과 자동차 용접 자동화가 핵심이다. 화낙이 서울 전시회에서 조선사와 휴대형 용접 협동로봇 상담을 진행했다고 공개한 것은, 인력난을 겪는 국내 조선업계가 일본 로봇의 주요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쟁사 비교
야스카와는 로봇 매출이 4.0% 늘었지만 부문 이익이 14.0% 줄었다. 같은 시장에서 화낙이 물량과 가격 결정력을 동시에 얻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가와사키의 로봇 매출 929억엔은 화낙 로봇 부문의 4분의 1에도 못 미친다.
국내 업체와 비교하면 규모 차이가 크다. 두산로보틱스, 레인보우로보틱스 등은 협동로봇과 휴머노이드에 집중하고 있지만, 화낙은 CRX 협동로봇으로 같은 시장에 들어오면서 자체 제어기와 서보모터, 전 세계 서비스망을 앞세우고 있다. 가격보다 신뢰성과 사후관리를 중시하는 조선, 자동차 고객에게는 이 점이 경쟁 변수가 된다.
밸류에이션 맥락
화낙은 매출 9096억엔에 영업이익률 23.3%를 제시했다. 지난해 야스카와의 8.7%, 가와사키의 사업이익률 6.3%와 비교하면 수익성 격차가 크다. 배당성향 60%에 500억엔 자사주 매입까지 더해 현금창출력에 대한 경영진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회사는 주가 상승으로 직전 자사주 한도를 대부분 쓰지 못했다고 밝혔다. 시장이 이미 회복의 상당 부분을 반영했다는 뜻이어서, 중국 수주가 둔화하면 이익률 확대를 전제로 한 밸류에이션이 흔들릴 수 있다.
공급망 파급
화낙은 서보모터, 제어기 등 핵심 부품을 대부분 내재화하고 있어 감속기나 모터 수급 문제의 영향을 덜 받는다. 미시간 투자는 관세가 이어지는 미국에서 현지 생산능력을 늘리는 조치다.
화낙이 꼽은 중국 수요처인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휴머노이드 부품, 신에너지차는 중국 로봇, 휴머노이드 업체의 공급망과 겹친다. 국내 부품 업체에게도 중국 휴머노이드 공급망 확대는 기회이자 경쟁 심화 요인이다.
지켜볼 신호
7월 31일 1분기 실적에서 3월 분기 790억엔이었던 중국 수주가 유지되는지 봐야 한다. 4분기에 49.3% 줄어든 중국 외 아시아 로봇 매출의 반등 여부도 확인할 대목이다.
5월 신제품 발표회에서 오픈 피지컬 AI 플랫폼이 시연 단계를 넘어 실제 수주로 이어지는지, 한국 조선사와의 용접 로봇 상담이 계약으로 발전하는지도 주목된다.
애널리스트 시각
판단: 화낙은 일본 로봇 업체 가운데 가장 강한 수주 모멘텀을 안고 새 회계연도를 시작했지만, 가이던스는 이익률 개선에 무게가 실려 있다. 확신도: 중간. 지역별 수주가 고르게 늘어난 점은 긍정적이지만 중국 비중과 회사가 직접 언급한 선행 발주가 확신을 제한한다.
1분기 로봇 수주가 1000억엔 이상, 중국 수주가 700억엔 이상을 유지하면 확신도를 높일 수 있다. 반대로 중국이 정상화되는 가운데 로보머신과 중국 외 아시아가 계속 줄면 확신도를 낮춰야 한다.
따져봐야 할 질문
4분기 중국 수주 급증 가운데 선행 발주와 휴머노이드, 데이터센터 공급망의 구조적 수요는 각각 얼마인가. 화낙은 이를 수치로 밝히지 않았다.
피지컬 AI 로봇 출하량을 언제부터 별도로 공개할 것인가. 미시간 시설이 완제품 로봇을 생산할지, 최종 조립과 설정만 맡을지도 아직 분명하지 않다.